[野 대선대비문서 폭로파문]"적대적 언론인 비리수집"

  • 입력 2000년 12월 12일 18시 42분


12일 공개된 한나라당의 대선전략 내부문건은 당의 공식 문건은 아니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민감한 내용이 많아 쉽게 파문이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무엇보다도 ‘적대적 집필진에 대해서는 비리 등 문제점 자료를 축적하고, 우호적인 언론그룹은 조직화해야 한다’는 등 언론대책은 공작적인 냄새가 짙다.

‘2002년 대선 대비 사전준비작업’ 부분에선 예상 상대후보의 주요 이슈별 발언록 및 비리 관련자료 축적 등의 네거티브 선거전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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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민주당, 청와대, DJ친인척, DJ가신그룹, 정부, 광역자치단체장 등으로 구분해 여권 핵심부의 비리관련자료를 축적하고 향후 예상되는 야당 탄압에 대비해 검찰 방송 국가정보원 경찰의 중립화 방안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DJ YS JP 등 3김 중심의 합종연횡 동향을 파악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을 건의했다. 특히 ‘JP와의 관계설정 손익분석 및 중립화 또는 무력화방안 검토’ ‘관계개선의 시기와 명분 검토’라는 민감한 내용도 담고 있다.

경제문제로 인해 DJ정권이 급락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부분도 눈에 띄는 대목. 당내 중진 또는 유력인사 중 잠재적 대립관계에 있는 인사들에 대한 이탈방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점도 짚고 있다. A4용지 8장 분량의 이 문건은 △총재 이미지 제고 △총재 대세론 확산 △국정운영프로그램 대안 마련 등의 대책을 담고 있다. 이 문건이 공개되자 최근 여권의 실책으로 고무됐던 한나라당은 아연실색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도 보고를 받고 “어떻게 이런 해괴한 문건이 나도느냐. 누군가가 습작한 것이 우리 당의 공식견해인 것처럼 돼서는 안된다”며 적극적인 해명을 지시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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