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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11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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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호텔 건너편 외국인 전용 패밀리 레스토랑인 ‘서울팝’을 찾는 고객들의 주머니에 들어있는 기념주화에 새겨진 글귀다.
서울팝의 단골고객으로 구성된 ‘부츠클럽’ 회원 700여명은 한국에 있거나 해외로 출장 갈 때 이 동전을 ‘부적’처럼 몸에 지니고 다닌다. 동전에는 일련번호가 찍혀있으며 현재 761번째 회원이 막내둥이. 회원들은 대사관, 항공사, 컴퓨터 회사, 군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한다. 이들이 좋아하는 장화모양의 생맥주 유리컵은 ‘사랑의 저금통’이기도 하다. 회원들은 2000㏄크기의 ‘장화맥주’를 마실 때마다 컵당 1000원씩 불우이웃돕기 기금을 뗀다.
회원들은 기금을 더 많이 모으기 위해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등 10여종의 ‘엔터테인먼트’도 개발해 놓았다. 일반 손님들에게 판매하는 티셔츠(2만5000원) 등 기념품 수익금도 전액 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이 모임을 주도한 토니씨(52)는 “이국에서 뭔가 뜻 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인데 이 일을 통해 회원들의 결속이 강화되고 모두들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98년 초부터 성금을 한국 최초의 아동복지시설인 ‘구세군 서울후생학원’(서울 마포구 상암동)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현재 기부 총액은 1200여만원.
올 3월에는 회원들이 기금과 함께 한 트럭 분의 선물꾸러미를 안고 이곳을 찾아 원생들과 축구 농구 등 게임을 벌였다. 9일에는 원장 부부를 레스토랑으로 초대해 9개월간 모은 성금 및 선물 전달식을 가졌다. 김형길(金炯吉·51)원장은 “외국인들의 따뜻한 정성에 원생들이 특별히 감사의 정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