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게이트]금감원상대 로비 수사…비밀장부 확보

  • 입력 2000년 11월 26일 19시 05분


MCI코리아 부회장 진승현(陳承鉉·27)씨 금융비리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李承玖 부장검사)는 25일 신인철(申仁澈·59·구속) 한스종금(옛 아세아종금) 전사장의 로비내역이 담긴 비밀장부를 확보해 수사중이다.

검찰은 특히 이번 사건의 실체와 정관계 로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진씨를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일단 진씨가 서울 또는 서울 근교에 숨어있는 것으로 보고 가족과 변호사 등을 통해 자진출두를 종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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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또 진씨가 열린금고에서 377억여원을 불법대출받은 사건에 대해서도 금감원이 고발장을 내는 즉시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26일 밝혔다.

▽한스종금 로비장부= 검찰이 확보한 이 비밀장부에는 신씨가 4950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김영재 (金暎宰) 전 금감원 부원장보 외에 정부투자기관 간부 등 10여명의 명단과 금품수수 내역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장부에 이름이 올라있는 사람중 한국담배인삼공사 수원제조창장 노영달씨(55)와 한국토지공사 자금부장 김형택씨(47), 한국정보통신학원 총괄실장 정을균씨(37) 등을 이미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98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아세아종금에 회사의 공금을 예치해주고 그 사례비로 1600만∼5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이 비밀 장부에 정치인과 금감원 임직원 등 정관계 인사의 명단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진씨가 아세아종금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신씨를 통해 금감원 등에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중이다.

▽한스종금 수사= 검찰은 또 신씨와 전 아세아종금의 민병태 사장 등 전현직 간부들이 주식매각대금을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22억여원의 회사돈을 빼돌린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의 사용처를 추적중이다.

검찰은 진씨가 올해 4월 '스위스 프리바트방크 컨소시엄(SPBC)'에서 30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조건으로 아세아종금 대주주인 대한방직 회장 설모씨 부자에게서 미화 10달러에 아세아종금을 인수한 것과 관련, SPBC 설립시기(4월28일)가 주식인수 계약시점(4월19일)보다 늦은 사실을 밝혀냈다.

▽리젠트그룹 조사= 금융감독원은 MCI코리아 진승현 부회장과 리젠트그룹과의 거래관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는 진 부회장이 리젠트증권 리젠트종금등 리젠트계열 금융회사와 관련해 불법대출과 주가조작등 불법행위를 해 온 것이 드러난데 따른 것이다.

26일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한스종금과 리젠트종금 및 열린신용금고에 대한 검사결과를 종합한 결과 진 부회장이 리젠트그룹 계열사와 다양한 불법거래를 한 가능성이 있어 검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수형·홍찬선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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