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비싼 이용료' 논란…한번 오가는데 7만~8만원

  • 입력 2000년 11월 19일 18시 36분


내년 3월말 개항하는 인천국제공항을 한 번 이용하는데 7만∼8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 이용객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된다.

특히 민자로 건설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는 비싼 통행료 때문에 버스업체들이 운행 거부를 주장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 국고 지원을 통한 보완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9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일반인들이 승용차로 인천공항을 이용할 때 드는 비용은 7만∼8만원선으로 서울∼후쿠오카간 국제선 항공요금(24만4500원, 왕복 기준)의 3분의 1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고속도로 통행료는 민간투자법에 따라 민자법인인 ‘신공항하이웨이㈜’에 향후 30년간 실질수익률 9.7%를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고속도로보다 차종에 따라 3∼4배 높게 책정됐고, 공항 사용료와 주차료도 수익 극대화 차원에서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고보조가 없는 한 가격 인하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에 상주할 항공사 직원들이나 해외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들은 공항이용료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며 반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조영석(趙榮石)과장은 “인천공항에서 근무하게 되면 교통비로만 월급의 절반 이상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해외 출장이 잦은 동시통역사 이현아씨는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공항이용료 등 비용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인천공항 간 노선버스 운행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도심공항터미널 센트럴시티 삼화고속 서울버스 등 7개 업체도 1만400원으로 결정된 공항고속도로의 버스 통행료가 너무 비싸 수지를 맞출 수 없다며 사업면허 신청을 무기 연기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유재영(柳在榮) 국토연구원 사회간접자본(SOC)시설연구센터 연구위원은 “공항은 일반 국민이 이용하는 기반 시설인 만큼 버스 등 대중 교통에 대해선 국고에서 운영비 일부를 지원하고 출퇴근자에 대해선 정액할인권을 지급하는 등의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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