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高 윤광희교사 의대 시신기증

  • 입력 2000년 10월 25일 19시 06분


"국화(菊花)의 그윽한 향기 속으로 떠나고 한 떨기 국화꽃으로 다시 태어나시길….”

24일 제주시 삼도1동 성안교회에서는 '국화 선생님’으로 불리던 제주관광산업고 윤광희(尹光熙·60)교사의 영결식이 열렸다.

윤교사는 교내 국화전시회를 준비하느라 과로한 탓에 15일 뇌출혈로 쓰러진 뒤 끝내 소생하지 못하고 22일 숨을 거뒀다. 장남 문수씨(36) 등 유가족은 평소 장기기증의 뜻을 수차례 밝힌 고인의 희망대로 제주대 의대에 시신을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동료인 최대진(崔大振·53)교사는 "고인은 어려운 이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며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항상 미소 띤 얼굴로 다른 교사들의 상담역까지 맡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 집사로서 독실한 기독교인이기도 했다.

서울시립대 화훼학과 출신인 그는 71년 제주지역에서 처음으로 국화전시회를 열었을 정도로 국화 재배와 작품전시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그 결과 제주지역에서 국화전시 열풍을 일으켰다.

제주관광산업고는 윤교사가 준비한 국화전시회를 추모전으로 기획해 다음달 4일부터 6일까지 개최할 계획이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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