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주민 1500여명 영동선 철로점거 농성

  • 입력 2000년 10월 11일 00시 07분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에 반대하는 강원 삼척시 도계읍 주민 1500여명이 10일 오후 4시20분경부터 도계읍 도원동을 통과하는 영동선 철길 200여m를 점거한 채 이날 오후 10시 40분까지 6시간여 동안 농성을 벌였다.

이에 앞서 이 지역 주민 5000여명은 오후 2시경 삼척 도계역 광장에 모여 ‘도계 경제살리기 삼척시민 총궐기대회’를 가진 뒤 꽃상여와 피켓, 만장 등을 앞세우고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들의 철길 점거농성으로 영동선 태백시 통리∼삼척시 신기 구간의 열차운행이 전면 중단됐으며 철도청은 운행 중단 구간에 관광버스 14대를 투입, 승객 700여명을 인근 역까지 수송했다.

주민들은 궐기대회에서 “삼척시 도계읍 주민들의 생존권이 걸려 있는 도계광업소의 감산 및 구조조정을 전면 백지화하라”며 폐광지역 석탄안정자금 균등지원과 대체산업 육성 등의 대책을 촉구했다. 대회 중 김일동(金日東)삼척시장과 이 지역구 한나라당 최연희(崔鉛熙)의원, 시민대표 등 80여명이 석탄감산 정책에 대한 항의로 삭발했다.

이들은 이날 총궐기대회에 이어 11일에도 집행부 45명이 도계역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선군 사북 고한읍, 태백시와 함께 전형적 탄광도시로 유명했던 삼척시 도계읍은 석탄산업합리화가 진행되기 직전인 88년 12개 광산에 6705명의 광산근로자가 있었으나 현재 2개 탄광에 2712명으로 줄었고, 주민도 4만5000명에서 현재 1만7000명으로 감소했다.

<삼척〓경인수기자> sunghy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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