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가위 홍보전]"차분하게" "강도높게"

  • 입력 2000년 9월 9일 17시 05분


여야는 9일 추석 연휴기간 중 가족과 친지들의 입에서 입으로 확산될 ‘구전(口傳) 민심’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이날도 정부의 실정(失政)을 비난하는 특별당보를 가두 배포했고 민주당은 당원들에게 정책홍보자료집을 배포했다.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는 9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추석 귀향활동을 통해 민심을 정확하게 파악해 이를 바탕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새 국회상을 정립해야 한다”며 “이제 여야는 소모적인 당리당략을 버리고 상생의 정치로 거듭나야 한다”고 한나라당의 장외정치를 겨냥했다.

민주당이 배포한 ‘추석명절, 새천년민주당이 함께합니다’라는 제목의 홍보자료집은 46쪽의 컬러 인쇄물로 남북 화해시대 개막, 지식정보강국, 국민기초생활 보장제도 등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정책을 문답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서대표와 소속의원들이 서울역 등지에서 야당의 ‘국회 거부’를 공박하는 내용을 담은 당보를 배포할 예정이었으나 오히려 귀성객들에게 짜증만 안겨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취소하는 대신 ‘차분한 정책홍보’로 야당과의 차별화를 꾀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추석 연휴기간 귀향활동을 통해 현 정부의 ‘국정 난맥’을 부각시키고, 야당이 장외집회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국민에게 집중 설명키로 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8일에 이어 9일 오전에도 주요당직자들과 함께 서울역 앞에서 귀성객들에게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과 ‘선거비용 실사개입 의혹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룬 특별당보를 배포하면서 대여 투쟁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소속의원들에게 100여쪽 분량의 귀향활동 자료집을 배포했는데, 이 책에는 ‘김대중정부의 실정(失政) 20선’과 최근 발생한 각종 의혹사건이 나열돼 있다.

목요상(睦堯相)정책위의장은 자료집에서 “정부 여당이 추석 연휴기간을 최대한 활용해 현 정국의 반전을 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는 이를 차단하고 현 정권의 실정 등을 가급적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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