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꽃게 사건]"中 수출업자가 넣었다"

  • 입력 2000년 8월 27일 19시 13분


중국의 수산물 수출업자들이 중량을 늘리기 위해 한국에 수출되는 꽃게에 납덩어리를 넣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으로 수산물을 수출하는 중국수출업체의 한 관계자는 27일 “한국에 수산물을 수출하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수산물냉동가공공장에서 꽃게를 냉동포장할 때 납이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용 꽃게는 물로 세척한 후 다리를 묶고 냉동시켜 포장용기에 담는 4가지 공정을 거치는 데 수출업자들이 물로 세척하고 다리를 묶는 과정에서 납을 넣는다고 말했다.

냉동꽃게는 10kg씩 포장되는데 마리당 무게가 250∼300g이어서 박스 하나에 33∼40마리가 들어간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업자들은 2∼15g들이 납 덩어리를 꽃게 안에 넣어 보통 박스당 1∼3마리씩 적게 들어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단둥에는 대부분 한족이 경영하는 수십개의 수산물냉동가공공장이 있으며 조선족들이 이 가공공장과 한국인 수입업체 사이에서 중계를 하고 있다.

단둥에서는 북한 연근해에서 중국 어선들이 어획한 꽃게와 북한 어부에게서 사들인 꽃게가 가공수출된다. 중국의 수산물 수출업체 관계자들은 중국산 복어에도 냉동가공과정에서 납이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업자들은 납이 같은 크기의 쇠나 돌에 비해 중량이 무겁고 값이 싼데다 구하기가 쉬워 꽃게 등에 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석으로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쇠와는 달리 고가의 금속탐지기가 있어야 발견할 수 있다는 점도 납을 선호케 하는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언론과 당국은 아직까지는 꽃게 등에서 납이 검출되고 있는 데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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