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재벌 대주주일가 주식 변칙증여 혐의 포착"

  • 입력 2000년 8월 13일 17시 37분


현대 삼성 등 주요 재벌그룹에 대해 주식이동 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세청은 대주주 일가의 변칙증여 혐의를 일부 포착하고 금융계좌 추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의 재벌 일가에 대한 금융계좌 추적은 16일 착수 예정인 공정거래위원회의 4대 그룹(현대 삼성 LG SK)에 대한 부당내부거래 조사와 맞물리면서 재벌기업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올해 4월 착수한 주요 재벌그룹에 대한 주식이동 조사가 금융계좌 정밀 추적으로 조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국세청은 재벌그룹에 대한 주식이동 조사가 최근 5년간 누락돼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와는 별도로 주요 계열사에 대해서는 정기 법인세 조사를 실시 중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들 그룹에서 최근 몇년간 집중적인 2세 승계가 이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합법을 가장한 탈세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특히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신종 금융상품을 이용한 탈세를 중점 조사하고 있으며 비상장주식에 대해서는 세법에서 정한 평가절차를 제대로 거쳤는지 조사 중이다.

또 특수관계인의 주식 양수에 대해서는 자금출처 조사와 회사 자금을 이용한 명의 신탁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재벌 오너 일가의 탈세 혐의에 대한 조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재벌 2세에게 부를 변칙 증여하는 과정에서 탈세 혐의가 밝혀질 경우 즉각 추징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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