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의장단 선거 '돈질' 파문

  • 입력 2000년 7월 9일 18시 21분


충북도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거액의 금품이 오간 사실이 밝혀졌다.

충북지방경찰청은 9일 도의회 의장에 입후보한 박재수(朴在秀·54)도의원을 소환해 조사한 결과 이모, 최모의원 등 2명에게 지지를 부탁하며 각각 2000만원을 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의원은‘지난달 중순경 이의원 등에게 음료수 상자에 1만원권 현금 2000만원을 넣어 전달했다’고 시인했으며 이의원 등도‘박의원으로부터 선물 꾸러미를 받고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현금이 들어 있어 돌려줬다’고 진술했다는 것.

박의원은 이들 2명 외에는 돈 준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경찰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5, 6명을 포함해 도의원 전원을 조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심흥섭(沈興燮·38)도의원은 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박의원이 이모 의원 등 7명에게 2000만원씩 전달했고 빌려준 것처럼 꾸미기 위해 차용증서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심의원은 또 “충북 중부 및 남부지역 출신 도의원 4명도 박의원에게서 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되돌려 줬는지는 알 수 없다”며 당국의 수사를 촉구했다.

청주시민회(공동대표 최병준)는 이 사건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금품수수에 연루된 의원들은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는 한편 사법당국은 도의회 뿐만아니라 의장단 구성과 관련해 금품수수설이 나돌고 있는 일부 시군의회에 대해서도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6일 실시된 충북도의회 후반기 의장선거에서는 김진호(金珍鎬·52)의원이 당선됐다.

<청주〓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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