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개통 30돌]사회비용 年2조9천억 절감

  • 입력 2000년 7월 6일 19시 56분


“이 고속도로야말로 조국 근대화의 상징이며 남북통일과 직결되는 도로입니다.”

1970년 7월 7일 고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이 대구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경부고속도로 준공식에서 한 말이다.

한국 경제 발전의 견인차로 본격적인 자동차 시대를 연 경부고속도로가 개통 30주년을 맞았다. 마침 분단 후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얘기가 솔솔 나오는 시점이다.

1968년 2월 첫 삽을 뜬 지 2년 5개월만에 초고속으로 서울∼부산 428㎞ 전 구간이 완성된 경부고속도로는 시작부터 말도 많고 사연도 많았다.

“국가 재정이 파탄날 것이다” “이용하는 차가 없을 것이다” 등 수 많은 반대가 첫 번째 장애였다. 우려와는 달리 30년 전 하루 3000여대에 불과했던 교통량은 지금은 70만대를 넘어 곳곳에서 교통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또 총 430억원에 이르는 공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일(對日) 청구권 자금, 양곡 차관, 국채 등 당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했지만 오늘날 경부고속도로로 인해 절감되는 사회 비용은 연간 2조 90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산.

건설 자동차 정유 등 한국 경제를 부흥시킨 대표적 ‘굴뚝’ 기간 산업을 일으킨 것은 물론이고 전국을 1일 생활권으로 만드는 등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문화까지 바꿨다. 그동안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49달러에서 1만달러를 바라보게 되었고, 10만6000여대에 불과했던 전국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1150만대를 훌쩍 넘었다.

전국 고속도로의 총 길이는 당시 457.5㎞에서 2050㎞로 늘었다. 당시 4차로 도로에 삼륜차와 우마차까지 다녔으나 지금은 8차로 도로에 전자요금징수, 각 지점의 교통상황을 알려주는 지능형 교통시스템까지 등장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인력이 없어 재미 교포 전문가들과 육군 공병단, 모범수들로 구성된 ‘갱생 건설단’ 등이 투입됐다는 것은 공공연한 야사. 공사 중 사망한 사람만 77명이었다. 30년간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13만9559건으로 1만3475명이 사망했다. 한국도로공사는 6일 충북 금강휴게소에서 사망자들을 위한 위령제를 연데 이어 7일 서울 아셈빌딩에서 경부고속도로 30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