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또 낙하산인사"…수도권매립지公 내정설에 발끈

  • 입력 2000년 7월 3일 19시 10분


신설되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이사장에 정치권 인사가 임명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이은 ‘낙하산 인사’에 시달려 온 환경부 공무원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환경관리공단 산하 수도권매립본부와 서울 경기 인천 등 3개 자치단체의 공동 조합인 수도권매립지운영관리조합이 통폐합돼 22일 발족하는 기구로 이사장은 차관급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종전에 두 조직이 나눠 수행해 왔던 쓰레기 매립 복토, 침출수 처리 등의 업무를 통합 수행하게 되는데 직원은 150명 정도지만 연간 예산은 10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공단 노조가 6일 매립본부 직원(124명)의 전원 고용 승계를 주장하며 파업 돌입을 예고하는 등 출범도 하기 전에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난제가 산적했는데도 이사장 임명이 늦춰지고 있는 이유는 정치권이 16대 총선 낙천 낙선 인사를 앉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 환경부는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에 맞서 내부 1급 인사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지난해 정부조직 개편 때 정부 부처 내에서 유일하게 1급 자리가 하나로 줄어들고 차관도 계속 외부에서 기용되는 등 인사 적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업무를 잘 파악하고 있는 환경부 출신이 이사장으로 가야 노조원들의 파업 등 현안이 잘 풀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일각에서는 “환경부가 낙하산 인사의 천국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영삼(金泳三)정부 시절에는 이신범(李信範)전의원이 환경관리공단 이사로, 복진풍(卜鎭豊)씨가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했다.

현 정부 들어서는 국정감사장에서 물의를 빚었던 엄대우(嚴大羽)씨에 이어 김세옥(金世鈺)전경찰청장이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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