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의 새章]납북자―국군포로가족 "우린 어떻게 되는겁니까"

  • 입력 2000년 6월 15일 23시 15분


“비전향 장기수는 보내는데 납북자와 국군포로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15일 발표된 남북공동선언에 대해 납북자와 국군포로 가족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올해 2월 결성된 ‘납북자 가족모임’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비전향 장기수의 송환을 주장한 북한에 비해 납북자 송환 문제를 제기조차 안한 우리 정부의 태도를 비난했다.

‘납북자 가족모임’은 ‘남북정상회담에 부치는 성명서’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푸는데 있어 소외 받는 이산가족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정부의 납북자 송환 노력을 촉구했다.

97년 7월 중국 옌지에서 납북된 안승운목사의 부인 이연순(李延順·52)씨는 “김정일위원장이 ‘탈북자’를 언급하기까지 했는데 우리는 납북자에 대해 말조차 꺼내지 못했느냐”며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87년 1월 서해에서 납북된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씨(55)의 딸로 ‘납북자가족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는 우영(祐英·30)씨는 “TV를 지켜보며 혹시나하고 기대를 했는데 납북 어부들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여러 반공단체들도 남북 정상이 이뤄낸 합의문에서조차 국군포로 귀환문제가 빠져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자유민주민족회의 김용전(金龍全)상임의장은 “정부가 고국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국군포로를 남북관계의 걸림돌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군포로의 경우 납북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군포로가 2만여명이며 이 중 북한에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 사람만 286명에 달하고 있다. 또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납북된 민간인은 3756명이며 이 중 아직도 남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이 450여명으로 이들은 대부분 어부들이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