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인천학익고 1학년, 백령도 해병대서 극기체험

  • 입력 2000년 6월 1일 19시 36분


"보트 들어…동작봐라, 이것밖에 못합니까."

상륙작전용 고무보트(IBS) 기초훈련 중 해병대 조교의 눈초리가 매섭다. 지난달 31일 오후 2시 서해 최북단 인천 옹진군 백령도 사곶천연비행장.

인천 학익고 1학년 학생 490명과 교직원 17명 중 절반 가량인 1조 훈련생 253명이 모래해안을 뛰고 뒹굴고 있다. 쉴새없이 진행되는 훈련으로 모두 힘들어하지만 해병대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보트훈련인 만큼 열성이다. 노를 젓던 이재훈(李在訓·17)군은 "고된 훈련에 몸이 고달프지만 정신은 오히려 맑아졌다"고 말한다.

이들은 11m높이의 타워에서 뛰어내리는 공수훈련을 비롯해 외줄·두줄타기 등 고강도의 유격훈련에 숨돌릴 틈도 없다. 참가비 5만9000원을 내고 지원, 입소해 '사서 고생'하고 있는 이들. 그러나 괴로운 표정 속에서도 자신을 이기려는 의지로 가득하다.

이곳에서는 학생, 교사가 따로 없다. 모두 동등한 훈련병일 뿐이다. 학생, 교사들과 함께 입소해 직접 훈련을 받고 있는 이철재(李哲在)교장은 "힘들지만 정신력을 키우고 체력의 한계를 이겨보기 위해 지원한 만큼 제자와 학부모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훈련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2박3일간의 훈련을 마치고 1일 오후 백령도 옹기포항에서 해병부대원들의 작별인사를 받으며 인천행 배에 올랐다.

<백령도〓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