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130억대 밀매단 적발

  • 입력 2000년 5월 28일 20시 01분


서울지검 강력부(문효남·文孝男 부장검사)는 28일 중국과 필리핀 태국에서 히로뽕 등 마약을 밀수해 국내에 유통시킨 혐의로 ‘여영순파’ 등 마약 밀수조직 5개파 23명을 적발해 여영순(余英順·50)씨와 이란인 알리 아크바르 포쉬티(27) 등 13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장성준(張聖俊·38)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윤모씨(53)를 불구속 입건했으며 서모씨(30) 등 6명은 수사중이거나 지명수배했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히로뽕 5.2㎏과 하시시(대마초의 수액으로 만든 마약) 440g을 압수했다. 압수당한 마약은 18만여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소매가로 환산하면 130억원대에 이른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들 마약밀수조직은 2∼4월 중국과 필리핀에서 히로뽕을 ㎏당 1000만∼1500만원에 구입한 뒤 마약범죄 전과가 없는 속칭 ‘지게꾼’을 동원해 운동화 밑창 또는 몸에 부착해 숨기거나 항공화물로 위장하는 수법으로 국내에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고속버스 탁송이나 오토바이 퀵서비스를 이용해 마약을 배달하고 연락을 취할 때도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유령회사 명의로 여러대의 휴대전화를 개설한 뒤 수신용과 발신용으로 구분해 사용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구속된 김광길씨(59) 등 일부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서 사업에 실패한 뒤 빚을 갚기 위해 마약 밀매에 손을 댔다고 검찰은 말했다.

검찰은 “중국에서의 히로뽕 밀수로 유통량이 늘어나면서 최근 히로뽕 주사 1회분(0.03g)의 가격이 11만원에서 7만원으로 떨어졌다”며 “이에 따라 과거 점조직 형태의 마약거래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판매로 변화, 마약에의 노출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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