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연월차휴가 모두 사용 유도…근로시간 단축엔 반대

  • 입력 2000년 5월 23일 18시 59분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근로자들이 법으로 보장된 휴일 휴가를 반드시 사용하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대신 시간외 근무수당을 가급적 축소하거나 없애도록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총은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현대 삼성 LG 한진그룹 등 30대 주요 기업 인사 노무담당 임원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경총은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노동계가 주장하는 법정근로시간 단축(주 5일 근무제)보다는 실제 일하는 시간, 즉 실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현재 50%인 연장 야간 휴일근무 임금 할증률을 내리고 △연월차 휴일과 휴가를 모두 사용하도록 유도하며 △탄력적으로 근로시간을 적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경총 김영배(金榮培)상무는 이와 관련해 “주당 44시간인 법정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단축하는 것보다는 근로자들이 휴일 휴가를 반납하지 않고 모두 사용하면 실근로시간을 주당 40시간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이상연(李尙衍)홍보차장은 “휴일과 휴가 등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편법에 불과하다”며 “산업재해를 막고 추가 일자리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시간외 근무 등 연속적인 노동시간을 대폭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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