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舊券화폐 사기]24억상당 현금 가로챈 2명 영장

  • 입력 2000년 5월 12일 20시 24분


실체가 애매한 거액의 구권화폐를 미끼로 수십억원 상당의 금품을 가로챈 사기조직과 이들로부터 사기를 당한 뒤 폭력배를 동원해 사기조직 일행을 감금 납치한 사업가, 축협지점장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2일 수십억원의 구권화폐를 헐값에 교환해주겠다며 접근해 24억원 상당의 현금을 가로챈 선모씨(47·서울 도봉구 창동) 등 2명에 대해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박모씨(42)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은 또 선씨 등에게 사기당한 뒤 조직폭력배를 동원, 사기단 일행을 납치해 서울시내 호텔을 옮겨다니며 감금 폭행한 박모씨(50·사업·경기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등 6명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협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우모씨(50·김포 검단축협지점장)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선씨 등은 3월 중순 사채시장에서 만난 박씨 등에게 ‘출처를 밝힐 수 없는 구권화폐 45억원을 절반 값의 신권으로 교환해주겠다“며 접근해 24억원의 현금을 차명계좌에 입금토록 한 뒤 이를3빼내 가로챈 혐의다.

선씨 등은 이 과정에서 박씨 등에게 자신들이 묵고 있던 여관에 숨겨놓았던 1000만원 상당의 구권화폐를 견본으로 미리 보여주고 은행지점장인 우씨를 중개 및 보증인으로 내세워안심시키는 수법으로 금품을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한편 박씨 등은 지난달 초순 폭력조직을 동원해 선씨 조직의 일원인 유모씨(48·서울 종로구 신영동)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인근 도로에서 차량으로 납치한 뒤 가로챈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며 일주일간 서울시내 R, H 호텔 등에서 감금 폭행한 혐의다.경찰조사 결과 선씨 등은 알선책 모집책 등 역할을 분담한 뒤 사채시장의 브로커까지 동원, 전주나 돈 많은 사업가 등에게 접근해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밝혀졌는데 경찰은 이들의 추가범행 여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경찰은 또 유씨가 “장영자씨 구권화폐 사기극에 연루돼 구속수감된 윤원희씨(41·여)와 함께 일한 적이 있다”고 진술함에 따라 두 사건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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