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자 신장이식 '10년만의 새삶'… 13세소년 수술후 완치

  • 입력 2000년 3월 22일 19시 25분


만성 신부전증으로 유년시절을 대부분 병원에서 지낸 13세 소년이 지난달 시행된 뇌사자 장기이식에 관한 법률에 따라 뇌사자의 신장을 이식받고 새 삶을 찾았다.

지난 10년간 대구 중구 동산동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입원 및 통원 치료를 받아온 심문보군(침산중 1년)은 22일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하면서 “훌륭한 사람이 돼 의사선생님 등 고마운 분들의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세살 때 신장이 이상하다는 진단을 받은 심군은 94년 어머니의 왼쪽 신장을 이식받았으나 이식받은 신장이 차츰 기능을 잃어 장기간 입원과 통원치료를 거듭했다.

특히 심군은 지난해부터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심장이 급격히 비대해지는 증세까지 겹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등 큰 고통을 겪어왔다.

그러던 중 뇌사자 장기이식에 관한 법률이 지난달 9일 시행됨에 따라 같은 달 28일 공식 뇌사판정이 내려진 고모씨(33·경북 울진군)의 신장을 이식받았다.

국립장기이식센터의 조직검사 등을 거쳐 심군에게 이식된 신장은 의료진의 기대 이상으로 기능을 발휘해 마침내 심군은 ‘병마의 터널’에서 벗어났다. 심군의 어머니(41)는 “아들에게 새 생명을 주고 저 세상으로 간 고인과 의료진에게 감사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