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특검]김태정씨 석연찮은 '자진출두'

  • 입력 1999년 11월 24일 19시 07분


김태정(金泰政)전검찰총장 부부는 왜 갑작스럽게 특별검사에게 자진출두했을까. 김전총장측은 23일 밤 기자실에 전화를 걸어 “특검팀에 자진출두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알려왔다. 이 말은 곧 사건의 진상을 얘기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그가 이제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진실을 말하는 것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끝내 문건의 출처에 관한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는 특검팀에 “출처는 기억이 안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부 법조인들은 “김전총장이 고작 ‘모른다’는 말을 하기 위해 출두했느냐”라며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출두과정도 석연치 않다. 특검팀은 김전총장 부부에게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출두를 요청하지 않았다.

일부 법조인들은 김전총장 부부가 자진출두한 것이 과연 전적으로 자의(自意)에 따른 것이냐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기도 한다. 김전총장을 잘 아는 한 법조인은 “문건 파문이 확대됨에 따라 정권의 부담이 커지면서 김전총장 스스로 해명하라는 요구를 받은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나타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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