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특검수사]이은혜씨 "연정희씨와도 위증 협의"

  • 입력 1999년 11월 18일 23시 54분


옷 로비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는 8월말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부인 이은혜(李恩惠)씨가 배정숙(裵貞淑)씨와 연정희(延貞姬)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코트배달시점을 12월26일로 맞추자고 서로 협의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18일 밝혔다.

이씨는 이날 특검팀 조사에서 “김태정(金泰政)전법무부장관 부인 연씨와 강인덕(姜仁德)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씨에게 호피무늬 반코트가 배달된 시점에 관해 여러 차례 전화해 협의한 것이 사실”이라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또 이씨가 연씨의 부탁을 받고 배씨에게 코트배달시점을 12월26일로 해달라고 전화했는지를 추궁했으나 “확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오후 9시50분경 10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나온뒤 “두 사람이 장부를 근거로 배달시점이 26일이라고 주장해 그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없어 어쩔수 없이 나도 그대로 주장하겠다고 알린다며 전화한 것이 마치 위증을 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또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가 지난해 12월18∼22일 이형자(李馨子)씨와 동생 영기(英基)씨에게 네차례 전화해 옷값 1억원을 요구한 혐의사실을 보강, 금명간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수사결과 연씨가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가 드러남에 따라 연씨를 고발해 줄 것을 국회 법사위에 요청하고 위증혐의와 관련된 자료 6쪽을 제출했다.

특검팀은 ‘사직동팀 최초보고서’와 관련해 청와대 박주선(朴柱宣)대통령법무비서관이 “그런 보고서는 없는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함에 따라 문건이 작성된 경위와 사직동팀이 특검팀에 제출한 보고서에 이 문건이 누락된 경위, 사직동팀의 축소 은폐의혹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동아일보 취재기자가 녹음테이프의 존재사실과 일부 녹취내용을 제보해와 진술조서를 받고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아직 배씨와 통화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짐작만 할 뿐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최순영(崔淳永)전신동아그룹 회장의 부인 이형자씨를 다시 소환해 보강조사를 벌였다.

〈신석호·김승련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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