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안 수사]박처원씨가 받은 10억은 전낙원씨가 건넨 돈

  • 입력 1999년 11월 17일 19시 17분


전낙원씨
박처원(朴處源·72)전 치안감이 퇴직후 경찰 간부로부터 받은 10억원은 ‘카지노 업계의 대부(代父)’로 불리는 전낙원(田樂園·71·㈜파라다이스 회장)씨가 제공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또 89년 당시 김우현(金又鉉·65)치안본부장이 전씨에게 이 돈을 요구해 박씨에게 넘겨 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문효남·文孝男)는 17일 박씨와 전씨의 진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돈의 성격과 정확한 전달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검찰은 16일 전씨를 조사한 데 이어, 이날 거동이 불편한 박씨를 검찰청으로 소환해 돈을 받은 이유와 경위 등을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89년 10월경 당시 치안본부장이던 김씨가 전씨에게 ‘경찰발전을 위해 도와달라’는 전화를 걸었고 열흘 후 전씨는 서울 필동의 한 경양식집에서 10억원(자기앞수표)을 김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88년 6월 퇴직한 박씨에게 전화를 걸어 “치안본부로 들어오라”고 했으며 박씨는 모차장 사무실에 들러 10억원을 받아갔다고 검찰은 밝혔다.

임양운(林梁云)서울지검 3차장검사는 “전씨가 16일 직접 검찰로 찾아와 ‘순수하게 경찰 발전 기금으로 기부한 돈이며 이근안씨와의 관련 여부는 전혀 모른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검찰조사를 받고 16일 밤 귀가한 전씨는 17일 오후 부하 직원을 서울지검 기자실로 보내 검찰의 발표 내용을 재확인하는 A4용지 1장짜리 경위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전치안본부장이 96년1월부터 췌장수술 후유증으로 식물인간 상태인 점을 감안, 박씨와 전씨 등이 배후 수사를 차단하기 위해 허위진술을 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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