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처원씨 10억 "치안본부장이 줬다"…7억입금 통장발견

  • 입력 1999년 11월 16일 23시 59분


‘고문기술자’ 이근안(李根安)전경감의 도피와 고문을 지시하고 도피자금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처원(朴處源·72)전 치안감은 88년 자신의 퇴직직후 당시 치안본부장이 차장을 통해 10억원을 자신에게 주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혔다.

당시 치안본부장은 조종석(趙鍾奭·88년5월∼89년5월 재임)씨로 조씨는 16일 오전 아파트 관리인에게 “한동안 돌아오지 못할 것 같으니 집을 잘 봐달라”고 부탁한 뒤 귀가하지 않고 있다.

서울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문효남·文孝男)는 16일 박씨로부터 이같은 진술을 받아내고 이 돈의 정확한 출처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검찰방문조사에서 “퇴직 무렵 치안본부의 한 차장간부가 ‘치안본부장이 10억원을 전해주라고 했다’며 돈을 주기에 받았으며 이 중 생활비 등으로 3억원을 사용하고 7억원을 보관해 왔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 돈 중 7억원이 입금된 박씨의 통장을 15일 압수한 박씨의 금고에서 찾아냈다.

검찰은 박씨가 이 돈의 출처에 대해 “카지노업자가 보낸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 난다”며 함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관련해 87년 5월29일 구속됐고 같은해 6월2일 직위해제됐으며 88년 6월30일 정식으로 퇴직처리됐다.

그러나 박씨는 도피자금 제공과 관련해 “이씨에게 1500만원은 커녕 단 한푼의 도피자금도 준 적이 없으며 3억원은 생활비와 개인연구소 운영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양운(林梁云)서울지검 3차장검사는 “박씨가 받았다는 돈의 출처가 카지노업자인지 당시 경찰 등 대공분야 기관인지를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부형권·김상훈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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