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도 특검팀 내분에 해체위기…수사방식 싸고 갈등

  • 입력 1999년 11월 2일 01시 03분


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 특별검사팀의 김형태(金亨泰)특별검사보와 특별수사관 등 5명이 1일 해임을 요구하거나 사퇴의사를 밝혀 2개 특별검사팀중 1개팀이 출범 25일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

이들은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강원일(姜原一)특별검사와 파견검사의 수사 참여와 수사대상 등에 대해 이견을 보이다 이날 일제히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해임을 요구하거나 사퇴 의사를 밝힌 특별수사관들은 김특별검사보와 김형완(金炯完)참여연대 연대사업국장, 오창래(吳昌來)전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 김동균(金東均) 고태관(高台官)변호사 등 5명이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파업유도 특별검사 운용지침’이라는 4개항이 적힌 문건을 통해 현직검사의 수사참여 배제 등을 강특검에게 요구했으며 대전지검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놓고 강특검과 갈등을 빚어왔다.

이들이 요구한 4개항은 △대검 공안부가 1차 수사대상이다 △검찰 파견 검사 및 수사관, 검찰 출신 특별수사관의 사건관여를 배제한다 △특별검사보와 특별수사관이 파업유도에 관여했다고 보는 공안합수부 관계자를 모두 기소한다 △수사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는 어떤 외부 간섭도 배제한다는 것 등이다.

김특별검사보 등 4명은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금화빌딩내 파업유도사건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강특검의 지휘에 따를 수 없지만 사표는 내지 않겠으며 우리를 해임하라’고 요구한 뒤 회의장을 나갔고 고변호사는 사표를 냈다.

강특검은 이날 밤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은 김형태특별검사보를 포함한 일부 특별수사관들이 특별검사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해 본인이 제시한 방침에 이들이 반발해 스스로 해임을 요구하거나 사퇴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특검은 이날 △모든 수사를 내가 지휘할 것이며 △파견검사도 수사에 참여시키겠다는 등의 방침을 밝혔다.

한편 강특검은 “나머지 특별수사관들을 중심으로 팀을 재구성해 수사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며 “본인들이 사표를 내지 않을 경우 해임할 뜻은 없다”고 밝혔다.

〈정위용·신석호기자〉viyon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