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의원 공개 언론문건]"빅3중 한곳 親與紙로 만들어야"

  • 입력 1999년 10월 25일 23시 02분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은 25일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이강래(李康來)씨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한 문건”이라며 정권의 언론장악 시나리오를 담은 문건을 공개, 여권핵심부가 조직적인 언론장악을 기도했다고 주장했다.

‘성공적 개혁 추진을 위한 외부환경 정비 방안’(7쪽)이란 이 문건은 △언론사 사주 및 간부의 비리조사와 사법처리 △언론기관에 대한 관계기관 내사 등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문건의 신빙성 여부가 주목된다.

정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 보고서는 동아 조선 중앙 등 이른바 ‘빅3’ 중 1개지는 친여지(親與紙)로 만들어야 하며 나머지 2개지도 최소한 노골적인 반정권적 태도를 견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보고서는 ‘동아가 야당지로 선회했으며 여기에 중앙마저 동조하려는 기미를 보이고 있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이른바 빅3가 모두 반정부적 태도를 견지할 경우 개혁추진에 엄청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보고서는 ‘언론장악을 위한 구체적 조치로서 탈세 누세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관계기관의 내사를 진행해야 한다. 관계기관은 국세청 감사원 공정거래위 금융감독위와 함께 청와대 안기부 검찰 경찰 등이 총망라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보고서는 ‘선제도개혁 후인적청산 수순을 밟는것이 바람직하다, 언론내에 포진한 반개혁 세력을 제작에서 격리하는 인적 청산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보고서는 또 ‘국내 언론들에 대한 제도적 혜택이 없어질 경우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일부 언론사들의 부도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는 정의원 주장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를 26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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