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기 민항路 끼어들기 빈발…97년이후 58차례나

  • 입력 1999년 10월 15일 20시 00분


군용기가 민항기의 항로에 갑자기 끼어들어 운항하는 바람에 아차하면 충돌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근접비행(near miss)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한나라당 서한샘(건설교통위)의원은 15일 건설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군용기의 근접비행으로 충돌경보장치가 울린 근접비행이 △97년 9건 △98년 25건 △99년 1∼9월 24건 등 58건이나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근접비행은 두 비행기의 간격이 500피트(150m) 미만이거나 조종사가 충돌위험이 있었다고 특별히 보고하는 것으로 건교부는 근접비행을 준사고로 분류하고 있다.

이중 민항기간의 근접비행은 7건이고 전투기 등 군용기는 48건으로 특히 미공군기의 근접비행이 19건에 달해 미공군과 우리 공군의 전투기 보유대수 기준으로 미군기의 근접비행이 7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의원은 올 4월 대한항공 윤모기장이 광주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접근하던 중 미공군 F16이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바람에 급강하해서 충돌을 피했다고 진술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윤기장은 오전 9시 18분경 광주공항 남서 32㎞지점에서 착륙 접근 중 마주오던 F16을 피해 급강하했으나 미공군기가 계속 접근해오다 1.8㎞ 앞에서 기수를 돌려 사라졌다는 것.

서의원은 “대부분의 근접비행은 군용기가 훈련 도중 갑자기 항로를 바꾸면서 발생해 관제소에 사전 통보되지 않는다”며 “군당국은 지침을 제정해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근접비행을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건교부는 서의원이 지적한 58건은 공중충돌경보장치가 작동해 미리 회피비행을 했기 때문에 충돌위험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