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중앙일보 지원관련 불협화음…일부 黨차원개입 반대

중앙일보의 ‘언론탄압’ 주장에 앞장서서 총대를 멨던 한나라당 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8일 “기본적으로 홍석현(洪錫炫)중앙일보사장의 탈세 사건에서 시작한 이번 사태를 두고 아무리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해도 먹혀들지 않는 측면이 있다”면서 “당 지도부에 더 깊이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측 핵심당직자도 7일 사석에서 “여권이 삼성을 통해 압력을 넣을 경우 결국 중앙일보가 굴복할 것이란 내부 견해가 지배적이다.

중앙일보가 꼬리를 내리면 우리는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된다”면서 “공세수위 조절이 고민거리”라고 토로했다.

비주류의 한 중진의원은 7일 “대선 때 중앙일보가 이회창(李會昌)총재를 지원했다고 해서 이총재가 당을 동원해서는 안된다”면서 “이총재는 동생인 회성(會晟)씨 사건 때도 당을 앞세웠다”고 비난했다.

당내에서 이같은 불협화음과 수위조절론이 들리기 시작한 것은 사태가 장기화하는 데 따른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당직자는 “‘이회창대통령―홍석현총리설’은 사실과 다름에도 불구하고 부담이 작지 않다”면서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기류를 반영한 탓인지 매일 4∼6건의 언론탄압 관련 성명과 논평을 쏟아내던 한나라당은 8일 중앙일보 관련 성명을 한건만 냈다.

이미 주류 내부에서도 적절한 시기에 홍사장 사태를 마무리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총재가 아직 강경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 최종 변수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게 당내 관측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