京仁환경청 이상한 '두집살림'…청사없는 인천에 개청

  • 입력 1999년 8월 9일 19시 21분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의 로비로 경인지방환경관리청의 소재지를 인천으로 못박아 막대한 국가 예산을 낭비하게 됐다.

환경부는 9일 개청한 경인지방환경관리청의 소재지를 인천으로 하고 경기 안산의 구한강환경관리청에는 안산환경출장소를 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천의 경인지방환경관리청 청사 마련에 따른 추가 예산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경인지방청이 인천과 안산에서 ‘두집 살림’을 하게 돼 행정 비효율과 민원인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경인지방청의 소재지가 인천으로 결정된 것은 ‘청사 인천 유치’를 요구하는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의 로비로 환경부 직제 시행규칙에 경인지방청의 소재지를 인천으로 못박았기 때문.

환경부는 경인지방청은 인천 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도의 환경 관리가 목적이며 안산에 구한강환경관리청 건물이 있는 만큼 이 건물에 경인지방청이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의 로비로 시행규칙에 소재지를 인천으로 못박아 청사 마련에 따른 예산만 낭비하게 됐다.

더욱이 경인지방청이 인천으로 이전하더라도 구한강환경관리청에 있는 고가의 검사장비는 옮길 수 없어 측정분석실은 그대로 안산에 두게 된다.

또 경인지방환경관리청이 9일 개청했지만 아직 건물을 마련하지 못해 당분간 ‘행정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의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고 행정 비능률을 초래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경기 하남에 한강유역관리청을 개청했다. 신설되는 한강유역관리청은 상수원 수변구역의 지정관리, 주민지원사업 및 토지매수와 물이용부담금 부과결정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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