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포커스/샐러리맨 주식열풍(下)]국내 주식투자 성향

  • 입력 1999년 8월 3일 19시 27분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나듯이 국내 주식투자자들의 투자행태는 다소 공격적인 편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런 투자행태의 한 요인으로 액면가 배당제 등 우리나라 특유의 금융제도를 꼽는다.

미국기업은 시가를 기준으로 배당하는 반면 국내기업은 액면가를 기준으로 배당한다. 액면가 5000원인 주식의 시가가 50만원이고 배당률이 10%일 때 국내기업의 주주는 주당 500원을 받지만 미국기업의 주주는 5만원을 배당받는다. 자연히 미국기업의 주주는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의 주식을 장기보유해 배당이익을 노리게 된다. 반면 국내기업 주주들은 장기보유를 통한 배당이익보다는 단기매매로 시세차익을 얻는데 주력하게 된다.

국내투자자들의 공격성은 하루에도 수십%씩 가격이 등락해 전문투자자도 겁을 낸다는 선물시장거래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선물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비중은 올 4월 현재 51.7%. 일본(97년 0.6%) 이탈리아(96년 8%) 말레이시아(96년 21%)는 물론 투기성향이 강하다고 알려진 홍콩(44%)보다 높다.

기업의 내재가치와 성장전망을 쉽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공시제도가 완비되지 못한 점도 합리적인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

규모가 작고 단기적인 가격변동폭이 큰 국내 주식시장의 성격 자체가 투기성 거래를 유발하는 측면도 있다. 신흥증권 정병선(鄭秉善)이사는 “실물경제가 회복되고 금융환경이 안정되면 합리적인 투자행태가 차츰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윤종구 이철용 부형권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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