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벌이 시키려 6세 女兒유괴…15세 가출소녀 2명 검거

  • 입력 1999년 5월 23일 19시 59분


여섯살된 여자 어린이를 유괴해 ‘앵벌이’를 시키려 한 10대 가출 소녀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3일 정모양(6)을 유괴한 혐의로 조모양(15)과 이모양(15)에 대해 영리목적을 위한 약취 유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양 등은 20일 오후 1시반경 서울 용산구 원효로3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정양을 “에버랜드에 놀러가자”고 꾀어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이란인(31·의류직공)의 서울 중구 신당5동 자취방에 이틀 동안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가출해 서울 영등포역 주변에서 앵벌이를 하며 알게 된 조양과 이양은 경찰조사에서 “버스정류장에서 한 남자가 여자 어린이에게 앵벌이를 시키는 것을 보고 어린이를 이용해 앵벌이를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 정양을 유괴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정양을 유괴하기 전인 18일 오후 4시경에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대림성모병원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앵벌이에 이용할 신생아를 훔치려 했으나 신생아실 문이 잠겨있어 신생아를 훔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경찰이 머리를 노란색으로 염색한 10대 중반의 소녀들이 정양을 유괴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용산과 영등포일대 가출 소녀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펼치자 22일 오전 9시경 버스를 타고 정양을 집부근에 데려다 준 뒤 같은날 오전 11시반경 서울 여의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려다 잠복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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