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墓훼손]율곡선생 가족묘에도 식칼-쇠 말뚝 90여개

  • 입력 1999년 4월 30일 20시 07분


세종대왕릉 등 왕릉 5곳과 충무공 이순신(李舜臣)장군 묘소 등을 훼손한 무속인 양모씨(48·여) 모자가 율곡 이이(栗谷 李珥)선생을 비롯한 율곡선생 일가의 13개 묘소에도 식칼 등을 꽂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충남 아산경찰서는 30일 양씨가 경기 파주시 법원읍 동문리의 율곡선생 묘소에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현지경찰이 조사한 결과 13개 관련묘소에서 쇠말뚝과 식칼 등 90여개를 발견,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양씨모자가 훼손한 묘소는 총 54기로 늘어났다.

경찰은 이날 중간수사발표를 통해 “이번 묘소훼손사건은 양씨모자의 독단적인 범행으로 공범이나 배후인물은 없는 것으로 일단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석연치 않은 범행동기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결과 이들이 건강쇠약과 가정불화 등을 해결하기 위해 근거없는 속설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부산의 철공소 등에서 사들인 식칼과 쇠말뚝이 각각 5백자루와 2백50개이나 현재까지 발견된 것은 식칼 2백80자루와 쇠말뚝 87개인 점을 감안해 나머지 식칼 등에 대한 사용처를 계속 수사키로 했다.

〈아산〓이기진기자〉 doyoce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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