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룡 수사 발표]「4大 미스터리」…의혹만 키워

  • 입력 1999년 4월 30일 19시 45분


검찰이 궁금증을 풀기는커녕 의혹만 키웠다. 특히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의 서울사택 도난사건과 관련해서는 ‘못한다’ ‘안한다’는 말로 설명을 대신한 대목이 많았다. 인천지검은 30일 절도범 김강룡(金江龍·32)씨 사건 종합수사결과를 발표했으나 김씨의 절도 혐의를 추가 기소하는데 그쳐 그동안 제기된 갖가지 의혹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검찰은 이에 대해 “검찰로서는 기소하는데 필요한 김씨의 절도 사건 외에 다른 의혹은 수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의혹①▼

유지사가 서울 관사인 양천구 목동 H빌라 601호에서 도난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3천5백만원의 출처는 이번 수사에서도 밝혀지지 않았다.

유지사측은 당초 이 돈에 대해 처남에게 빌려줄 사업자금 2천만원과 전북도 서울사무소 운영비 1천3백만원, 비서의 개인 돈 2백만원이라고 주장했다가 여러차례 말을 바꾼 뒤 처남에게 빌려줄 사업자금 2천만원과 유지사 개인활동비 1천5백만원이라고 최종 정리했다.그러나 같은 H빌라 401호에 사는 처남에게 줄 돈을 왜 서울관사에 보관하고 있었느냐는 여전히 의문이다.

▼의혹②▼

유지사의 서울 관사 자체에 대한 의문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유지사 부인 김모씨(37)의 운전사 백모씨(34)는 경찰과 검찰에서 이 집을 ‘사모님 자택’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집이 모 대학 대학원에 다니는 유지사의 부인이 서울로 올라올 때 쓰기 위한 개인 사택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또 같은 H빌라 401호에 유지사의 처남 부부가 살게 된 경위도 석연찮다. 401호는 박영석비서실장의 소유로 돼 있으나 실제로는 처남 부부가 살고 있다.

이 때문에 401호와 601호의 연관성과 구입 자금 출처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의혹③▼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것은 절도범 김씨가 유지사의 서울 관사에서 12만달러를 훔쳤다는 주장이었다.

김씨는 이 가운데 7만달러를 남대문시장 암달러상인 ‘민희엄마’에게서 환전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관련자들의 진술과 정황을 종합할 때 12만달러를 훔쳤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가 경기 안양에서 쓰고 다닌 것으로 확인된 달러의 출처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이 없다.

▼의혹④▼

김씨는 현직 장관의 집에서 1㎏짜리 금괴 12개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동거녀 K씨(41)가 1월 중순경 안양시내의 한 금은방에 2백50g(66.7돈쭝)짜리 금괴 1개와 금팔찌 등을 내다 판 사실은 검찰수사에서도 확인됐다.

김씨는 이것이 12㎏ 금괴의 일부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김씨의 ‘거짓 주장’으로 판단했다.

〈인천=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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