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盜 왜 입열었나?]『경찰 협박-격리수용 겁났다』

  • 입력 1999년 4월 17일 08시 44분


절도용의자 김강룡(金江龍·32)씨는 자신이 뒤늦게 ‘엄청난 범죄’를 주장하고 나선 이유를 ‘위기의식’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5일 한나라당 안양 만안지구당에 보낸 편지에서 “경찰의 협박과 회유로 절도사실을 축소하는 데 동의했으나 가만히 있을 경우 오히려 크게 당할 것 같은 위기감이 들어 사실을 털어놓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달 16일 경찰에 붙잡혔을 때만 해도 자신이 장관 도지사 경찰서장 등 고위공직자의 집을 턴 사실 자체를 숨겼었다. 그러나 이틀 뒤 법원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인천부평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되면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에 모든 사실을 그대로 털어놨으나 경찰은 사실을 축소한 조서상의 내용을 그대로 시인할 것을 강요했다”며 “시인하지 않을 경우 무기징역을 주겠다며 위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칫하면 터무니없는 형을 받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당국이) 쓸데없는 얘기를 못하게 하려고 먼 데로 격리시키려고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숨겨놓은 돈 봉투(배경환안양서장 사택에서 훔친 것)를 내놓지 않으면 아내(동거녀)를 구속시키고 청송보호소에 보내겠다고 경찰이 협박해 위기감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천〓박정규기자〉roche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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