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사고 왜 잦나?] 권위주의 조직 「안전 둔감」

  • 입력 1999년 4월 17일 08시 44분


대한항공 소속 항공기가 ‘툭하면’ 사고를 내자 대한항공의 안전 관리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권위주의에 사로잡힌 조직문화와 땅에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 책임회피에 급급한 보신주의 등이 대한항공에 팽배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항공 일부 직원들은 “아랫사람들에게 책임을 지우고 바른 말을 포기하는 경영풍토가 문제”라고 회사분위기에 대한 비판을 감추지 않았다.

▽권위주의에 사로잡힌 조직문화〓 69년 출범한 대한항공은 독점체제를 유지하면서 급성장을 거듭했다. 88년 아시아나항공이 생기면서 경쟁체제로 돌입하긴 했지만 여전히 독과점 체제가 계속돼 대한항공엔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권위주의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건설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 조직보다도 위계질서를 중시해 마치 군대를 보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땅에 떨어진 사기〓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항공안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비사가 1백80명이나 퇴출당하는 등 땅에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도 문제. 이들 정비사가 퇴출당한 이후 대한항공의 안전사고가 부쩍 잦아진 것이 이를 증명한다.

여기에 외국인 조종사의 3분의 1수준에도 못미치는 임금 등 처우도 조종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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