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KAL기 사고조사]『감속장치 작동 안됐다』

  • 입력 1999년 3월 17일 18시 36분


15일 포항공항 활주로를 이탈한 대한항공기는 지상감속장치와 엔진역추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17일 밝혀졌다.

건설교통부는 기체 결함이나 조종사의 과실 또는 기상이변 등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다음달 중순까지 정확한 사고원인을 가려내기로 했다.

▽사고 상황〓1차 착륙에 실패한 사고기는 착륙 2분15초전인 15일 오전 11시57분45초 2차 착륙 허가를 받았다. 낮 12시 비행기는 정상 착륙지점(활주로 시점에서 1천피트)을 벗어나 1천5백∼1천6백피트 지점에 시속 1백57노트 속도로 접지했다.

1초후 조종사는 지상감속장치 작동을 시도하고 9초후 자동브레이크의 출력을 최대로 올렸다. 13초후 조종사는 날개 양측에 하나씩 달린 엔진역추진장치를 작동하려 했으나 예비단계가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2개의 앰버등(燈)중 하나만 켜졌다.

시속 1백10노트 속도로 활주로를 이탈한 사고기는 활주로에서 1백70m 떨어진 방호벽을 들이받은 후 벽을 타고 넘어 정지했다. 착륙 34초후였다.

▽원인조사〓사고조사반장인 건교부 이우종(李宇鍾)항공안전과장은 17일 “현장조사 결과 사고기의 지상감속장치와 엔진역추진장치가 닫혀 있었다”고 말했다. 조종사의 진술과 사고기가 활주로를 이탈할 때까지도 속도가 거의 줄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이들 장치는 열려 있어야 했다는 것.

건교부는 이밖에 사고기의 브레이크 작동 상태와 조종사 훈련상태 등에 대해 조사를 하고 한달후 사고 조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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