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침투 北 반잠수정, 7시간 추격끝 격침

  • 입력 1998년 12월 18일 19시 08분


인천 강화군에 북한 간첩선이 침투했다가 달아난 지 한달도 안돼 북한 반잠수정이 남해안에서 우리 군과 교전끝에 격침됐다.

국방부는 17일 밤 전남 여수 앞바다에 침투하던 북한 반잠수정을 발견하고 육해공군이 합동 추적작전을 벌여 18일 오전 6시50분경 경남 거제시 남방 1백㎞ 공해상에서 완전 격침시켰다고 밝혔다.

▼ 발견·도주 ▼

17일 오후 11시15분경 전남 여수시 돌산읍 임포리 해안에서 육군 충장부대 해안초병인 김태완(金太完·21)이병이 야간 감시 장비로 북한 반잠수정을 발견했다.

2㎞ 해상에 있던 반잠수정(5t규모)엔 4명 가량의 공작원이 타고 있었으며 해군 경비정이 출동하자 그대로 달아났다.

간첩선 침투사실을 보고받은 육해공군과 해경은 즉시 경비함과 고속정, CN235수송기, F5전투기, 대잠초계기인 P3C, 링스 대잠헬기를 출동시켰다.

감시망에서 잠시 사라졌다가 18일 오전 1시40분경 다시 발견된 반잠수정은 40∼50노트(시속 74∼92㎞)의 속도로 공해를 향해 달아났다.

▼ 격침 ▼

추적에 나선 해군은 오전 2시46분경 소리도 앞에서 반잠수정을 다시 발견해 오전 4시경까지 욕지도 서남방 35㎞해상까지 추적해갔다. 반잠수정은 또다시 추적망에서 잠시 사라졌으나 해군은 오전 4시38분경 다시 찾아내 포위한뒤 정지명령을 내리고 경고사격을 가했다. 그러나 반잠수정은 기관총을 쏘며 거제도 남방 1백㎞ 해상까지 도망갔다.

이에 해군은 76㎜함포 40발, 40㎜함포 2천여발, 20㎜발칸포 1천5백여발을 발사했다. 괴선박은 10분만에 이중 40㎜함포 3발에 명중됐다.

반잠수정은 오전 6시25분경 가라앉기 시작해 25분뒤 수심 1백여m의 바닷속으로 완전히 침몰했다. 군은 오전 8시7분경 잠수복과 잠수구명의를 입고 수류탄을 몸에 지닌 북한군 시체1구를 인양했다.

▼ 수색 ▼

합동참모본부는 18일 오전6시를 기해 여수와 순천 일대에 간첩침투시 최고의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인근 해안에서 수색 작전을 벌였다.

반잠수정 침몰지점에선 해난구조대(SSU)와 수중폭파대(UDT)요원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수심이 깊고 해류속도가 빨라 선체가 남아 있더라도 발견해서 인양하려면 1개월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중앙합동신문조는 북한 반잠수정이 육지로 접근하다 발견되고 해안에 침투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공작원이 상륙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잠수정 침투목적에 대해 합참은 △간첩 침투 △고정간첩 대동복귀 △드보크(무인함)설치중 고정간첩 복귀임무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송상근·성동기 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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