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반잠수정/잇단 대남침투 배경]떠보기 다목적포석

  • 입력 1998년 12월 18일 18시 49분


전남 여수시 반잠수정 격침사건은 지난달 20일 발생한 인천 강화군 반잠수정 도주사건 등과 더불어 북한이 군사력을 동원한 대남침투전략을 강화하고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발생한 해상침투사건만도 강원 속초 잠수정사건(6월22일) 강원 동해 침투장비 발견사건(7월12일) 등 4건이나 된다. 과거 북한의 해상침투는 많아야 1년에 1, 2건이 적발됐다.

이들 사건은 북한의 대남침투작전 중 극히 일부가 노출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군은 적발된 건수가 많다는 것은 북한의 해상침투가 빈번해졌다는 증거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침투는 북한이 병영국가체제를 유지하는 한 김대중(金大中)정부의 대북포용정책과 무관하게 계속되리라는 것이 군의 분석이다.

북한은 8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업적을 소개하면서 “북한을 사상과 군사의 강국으로 만들었다”고 추켜세운 뒤 “총대가 강하면 강대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군사우선정책인 이른바 ‘강성대국론’을 강조했다.

북한이 올해 믿거나 말거나 ‘인공위성 발사성공’을 선전하면서 대남침투를 감행하는 것도 강성대국론의 한 측면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남한과 금강산 관광으로 대표되는 실리외교를 벌이면서 강성대국론을 펴는 데 대해 ‘실패한 국가’로서 체제유지를 위해 군사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연세대 이기택(李基鐸)교수는 “북한의 대남침투는 다목적용”이라며 “북한이 남한의 ‘햇볕정책’을 시험하고 내부체제를 다지는 한편 무력을 과시해 미국에 ‘강성대국’을 우습게 보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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