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北접촉 진상소위 중간보고서]

  • 입력 1998년 12월 9일 19시 43분


먼저 3인의 참고인으로부터 김훈중위가 소대장으로 있던 경비중대 2소대의 부소대장 김영훈중사가 97년 여름 무렵부터 판문점 근무시 야간을 이용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군 초소에 찾아가 적군과 접촉해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르면 김중사는 5일간 계속되는 판문점 근무중 최소 1회에서 최대 3회 정도 야간을 이용해 북한군 제1초소를 다녀왔고 북한군초소에서 1시간내지 2시간동안 머문 후 소대로 복귀했다.

김중사가 최소 20회에서 최대 30회 정도 적초소를 찾아간 것으로 판단된다. 적군초소에 찾아가기전 고기를 구워간 경우도 있고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신문을 함께 가져간 경우도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동안 확보된 물증 등을 바탕으로 김훈중위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리 소위는 주장한다.

소위가 뒤늦게 제출받은 판문점근무 투입 직전의 총기수불대장을 보면 2월9일 입고되었던 총번 1140862번인 김중위의 권총을 2월14일 김중위가 수령해 판문점 근무에 들어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중위의 권총이 이후 입고되었다는 증거자료는 어디에서도 확인해볼 수 없었다. 그러나 2월20일자 총기수불대장에는 김중위가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권총을 수령한 것으로 되어 있고, 김중사는 전날 입고된 권총을 아침 7시에 수령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상식적으로 판단하건대 김중위가 분명히 사고발생 당일 자신의 소지권총인 총번 1140862번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사고현장에서 발견된 총번 1140865번 권총은 김중사의 권총이 입고된 관계로 순번에 따라 김중사가 수령했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우리 소위는 실정법을 어기며 적군 초소를 20여회 이상 다녀왔고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권총을 소지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김중사의 상관살해 혐의 부분을 국방부에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국방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우리 소위에서 활동을 통해 제시한 각종사항을 취합해 철저하게 재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며 소위에서 밝혀낸 부분들을 중심으로 반드시 김중위의 살인범을 밝혀낼 것을 확신한다.

특히 포섭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 사병들이 현재 판문점지역에서 근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개월간 방치한 것은 군 기관의 중대한 직무유기로 규정한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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