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검으로 돌아온 정규」…유괴 한달만에 시체찾아

  • 입력 1998년 11월 22일 18시 40분


경남 김해 구봉초등학교 5학년 양정규(梁正圭·11)군은 결국 유괴 한달만에 시체로 발견됐다.

김해경찰서는 양군을 유괴한 혐의로 19일 강원 강릉에서 붙잡은 박진봉(朴珍奉·41·무직)씨를 추궁한 끝에 22일 오전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김해시 구산동 서재골 뒤편 야산에서 심하게 부패한 양군의 시체를 찾아냈다.

박씨는 경찰에서 “지난달 23일 오전 8시경 학교에 가지 않고 서재골에서 놀고 있던 정규에게 접근해 가정 형편과 전화번호를 알아낸뒤 오전 10시경 목졸라 살해하고 정규집에 협박전화를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조사 결과 박씨는 유괴 당일 밤 11시 31분경 김해시 구산동 시영아파트 앞 공중전화에서 양군 집으로 처음 전화를 건 뒤 25일 오전까지 울산 등으로 장소를 옮겨가며 4차례에 걸쳐 “현금 5백만원을 준비하라”는 내용의 협박전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지난 2일 협박전화 음성이 공개되는 등 수사망이 좁혀지자 승려로 위장한 뒤 17일 경북 영천역 대합실에서 노숙생활을 하고 있던 김경호(金景浩·37)씨를 꾀어 ‘내가 죽으면 정규도 함께 간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 경찰에 보내도록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가 김씨를 살해하고 범행을 뒤집어 씌울 목적으로 수면제를 다량 구입해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강도 등 전과 9범인 박씨는 96년부터 올 3월까지 대전교도소에 복역하면서 강모양 유괴범으로 수감돼 있던 이모씨(43)에게서 유괴수법 등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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