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전용댐 건설 논란…전문가『경제성없고 환경파괴』반발

  • 입력 1998년 9월 25일 07시 16분


국민회의가 대도시 주민에게 지속적으로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한강 등 4대강 상류지역에 식수전용댐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자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회의 계획〓한강의 경우 팔당댐 이북에 총담수용량 27억t 규모로 5∼7개의 식수전용댐을 건설할 방침이다.

4조∼5조원 정도가 필요한 이 사업엔 2005년까지 한강상수원수질개선작업에 투입될 자금(3조8천4백64억원)을 끌어다 쓴다는 것.

▼경제성 논란〓전국에 있는 10개의 다목적댐에서 연간 공급되는 물 3백억t중 마시는 물은 0.1%에 불과한 3천만t 정도. 전문가들은 이 정도의 용도를 위해 4조∼5조원의 비용을 투입, 별도의 댐을 건설하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했다.

비용도 국민회의가 추정한 4조∼5조원보다는 2조원 이상 많은 최저 7조원 가량이 요구될 것으로 계산했다. 저수용량 5억t짜리 댐을 5개 지으려면 개당 5천억원씩 모두 2조5천억원이 필요하고 서울시내에 식수전용 파이프라인을 새로 설치하는데 약 3조4천억원이 든다는 것. 댐에서 서울시내까지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의 매설비용까지 감안하면 총비용은 6조원을 훨씬 넘는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또 파이프라인 설치를 위해 도심지역을 파헤칠 경우 발생하는 교통체증과 생활불편 등 각종 사회적인 비용도 적잖다고 주장했다.

▼환경 훼손 우려〓식수전용댐을 건설하는데 한강상수원수질개선작업 자금을 가져다 쓰는 경우 이 지역 환경 보전 작업은 포기한다는 의미가 된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팔당댐에서 공급될 식수를 제외한 각종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의 오염은 불가피해지며 이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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