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금운용 「주먹구구」…기금수익률 최고 3.5배差

  • 입력 1998년 9월 13일 19시 07분


서울시가 3조원 규모의 17개 기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면서 예치은행과 금융상품을 자의적으로 선택하는 바람에 기금의 연평균 수익률이 기금에 따라 4배 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의회는 13일 “기금을 운용하는 주무부서 실무책임자가 기금 예치 은행과 예금종류를 단독으로 결정하고 있다”며 실무책임자와 거래은행 사이에 부당한 거래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의회에 따르면 8백억원 규모의 신청사건립기금은 상업 국민 외환은행 등 7개 금융기관에 분산 예치, 연평균 17.4%의 최고 수익을 올렸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육성기금(1천2백억원) △환경보전형 농업 육성기금(60억원)의 수익률은 신청사건립기금보다 3.5배나 낮은 5%였고 △식품진흥기금(3백30억원)의 수익률은 6.9%에 불과했다.

시의회는 17개 기금 모두를 신청사건립기금 수준으로 운용했다면 3백63억원의 추가 이자 소득이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96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내무부(현 행정자치부)로부터 세차례나 ‘기금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기금관리를 서울시청 금고로 일원화하라’는 통보를 받고도 별다른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기금이 대기성 자금이냐 적립식 자금이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일부 기금은 신탁상품에 들었다가 주식평가손이 발생해 수익률이 낮아졌다”며 “각 기금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기금예치를 서울시금고로 일원화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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