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自 정리해고 악선례 확산조짐…만도 9일째 불법파업

  • 입력 1998년 8월 26일 07시 22분


현대자동차의 장기파업은 끝났으나 만도기계 등 주요 부품업체들이 정리해고 문제를 둘러싸고 파업을 계속하고 있어 현대의 악선례가 부품업체에까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이들 부품업체 노조는 현대사태가 사측의 정리해고에 제동을 거는 선례를 남긴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더욱 강성으로 치닫고 있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의 주요 부품업체 중 만도기계와 계기판업체인 한라엘렉트로닉, 와이퍼부품업체인 캄코 등 한라그룹 3개 계열사 노조가 사측의 고용조정 움직임에 반발해 17일부터 9일째 불법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만도기계의 경우 사측이 유휴인력 1천90명에 대한 고용조정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의했으나 노조측은 정리해고를 위한 협의에는 절대로 응할 수 없다며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노사협의회가 계속 결렬되고 있다.

특히 24일 현대자동차 노사합의를 지켜본 만도기계 노조 조합원들 사이에는 사측이 함부로 정리해고를 할 수 없게 됐으며 노조가 끝까지 투쟁하면 사측을 굴복시킬 수 있다는 강성분위기가 더욱 팽배해지고 있다.

만도기계 사측은 “조건과 절차를 무시한 노조의 불법파업을 용인하고 정치권 개입으로 해결한 현대차의 악선례 때문에 노사간의 협상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만도기계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정공에서 생산하는 모든 차종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 현대측이 현재 확보해둔 재고부품은 5일분에 불과한 상태다. 이에 따라 만도기계의 전면파업이 조기에 끝나지 않을 경우 현대자동차는 부품을 공급받지 못해 조업 정상화가 어려워지게 된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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