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50돌 특별설문]인물평가/정신적지도자 박정희-김구

  • 입력 1998년 8월 13일 19시 30분


한국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정신적 지도자와 과거 분야별 인물평가에 대한 조사결과는 국민이 박정희(朴正熙)시대를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정희전대통령은 일반인(53%)과 여론선도층(37%)에서 모두 한국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정신적 지도자로 꼽았다.

이는 국민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고 경제도약의 기틀을 다진 그의 업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선도층의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는 박정희 정권의 인권탄압과 비민주적 통치행태 등 장기집권에 따른 부정적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신적 지도자 2위로 김구(金九)선생이 꼽힌 것은 일반인과 여론선도층이 같다. 그러나 여론선도층은 3위로 김수환(金壽煥)추기경을, 4위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5위로 함석헌(咸錫憲)선생을 꼽은 데 비해 일반인들은 김대통령 이승만(李承晩)전대통령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각각 3∼5위로 올려놓아 대조를 이뤘다.

특히 일반인 응답자들은 김추기경(1.1%,7위)을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1.8%, 6위)보다 낮게 꼽았다.

여론선도층에 대한 조사에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가 역대 총리 1위, 남덕우(南悳祐)전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이 경제관료 1위를 차지한 것 역시 박정희 정권에 대한 전반적인 향수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5·16군사쿠데타로 물러난 장면(張勉)전총리가 쿠데타 주역인 김총리서리에 이어 역대 총리 2위로 꼽힌 것도 이채롭다.

김병로(金炳魯)초대대법원장(58.2%)이 대법원장 1위로 꼽힌 것은 사법부의 초석을 놓은 그의 업적 외에 9년4개월 재임으로 국민 사이에 인지도가 높았던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위인 민복기(閔復基·10년2개월 재임)전대법원장과 3위인 윤관(만 5년째 현직 재임)대법원장도 장기재임으로 국민에게 잘 알려져 있다.

국회의장으론 제헌의회와 2대 민의원의장을 지낸 신익희(申翼熙)전의장이 53%로 1위를 차지한데 비해 이효상(李孝祥·6.6%) 정일권(丁一權·5.6%) 이만섭(李萬燮·5%) 백낙준(白樂濬·4.8%)전의장등 2위에서 5위 사이엔 큰 차이가 없는 게 특징이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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