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한마디]김현숙/부담감 떨치고 능력발휘 기회로…

입력 1998-08-05 19:21수정 2009-09-25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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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낳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고3수험생이구나. 네가 초등학교 1학년 때는 나도 초등학교 1학년이었고 조그만 일에도 감동하던 사춘기에는 나도 덩달아 사춘기를 보냈다.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던 날. “엄마. 내가 벌써 어른이 됐나봐”하며 배시시 웃는 모습을 보고 성급한 이 엄마는 웨딩드레스 입은 네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단다.

살아가기가 힘든 요즘. 아빠의 실직 등으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진 친구들까지 걱정하느라 학교에 다니기가 재미없다고. 이 엄마는 그런 걱정일랑 접어두고 1백일 앞으로 다가온 수능시험에만 열중하라며 말하고 싶구나. ‘일류가 아니면 어떠냐’고 말하면서도 간혹 네가 TV를 보거나 일찍 잠들기라도 하면 은근히 화가 나고 안절부절못할 때도 있단다.

어제 아빠가 출장을 가신 틈을 타 모처럼 모녀가 한 침대에 들었지. 그런데 엄마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네가 무서운 꿈을 꾸었는지 뭔가에 쫓기는 듯한 잠꼬대를 하는데 무척 안쓰러웠다. 고3 엄마의 마음이 그렇더구나.

날이 무덥다. 공부하기도 쉽지 않을 거야. 하지만 고3 수험생이라는 경험도 한번쯤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부담갖지 말고 너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기회로 삼자꾸나.

김현숙(서울 마포구 도화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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