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 범칙금적발 두번…「눈먼 경찰」딱지만 뗐다

  • 입력 1998년 7월 18일 06시 41분


탈주범 신창원(申昌源·31)이 서울과 대구에서 경범죄와 교통법규 위반으로 두 차례 경찰에 적발됐지만 경찰은 신이 제시한 훔친 운전면허증과 신의 얼굴을 대조하지도 않고 범칙금 통지서만 발부, 신을 보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신은 또 2개월전부터 서울로 잠입,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절도행각을 일삼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17일 신이 버리고간 차 안에서 발견된 지갑을 조사한 결과 서울 강남의 허모씨(32·여)와 최모씨(46), 양천구 심모씨(34) 등 3명의 운전면허증과 허씨의 남편 권모씨(32)와 대구 김모씨(34) 등 2명의 명의로 발부된 범칙금 통지서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 면허증과 범칙금 통지서를 역추적한 결과 신은 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지하철 3호선 양재역 구내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강남경찰서 도곡파출소 오모순경에게 적발돼 범칙금 통지서를 발부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신은 이 과정에서 훔친 권씨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했으며 오순경은 운전면허증과 신의 얼굴을 대조하지도 않고 범칙금 통지서만 발부한채 신을 보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신이 이때 제시한 권씨의 면허증은 5월20일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다가구주택 4층 권씨집에서 부인 허씨의 운전면허증 및 현금 25만원이 든 지갑과 함께 훔친 것.

신은 같은달 4일에도 대구 달성군에서 선팅한 갤로퍼 승용차를 몰다 달성경찰서 하빈파출소 정모순경에게 적발됐으나 역시 범칙금통지서만 발부받고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신은 4월15일 대구 달서구 용산동 김씨 집에서 현금 7만원과 함께 훔친 김씨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했다.

경찰은 또 차안에서 발견된 10만원권 수표 7장이 한미은행 고양 백마지점, 농협평택지점 등 지역이 모두 다른 점으로 보아 2개월전 서울에 잠입한 신이 경기지역에서도 범죄행각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17일 오후 1만1천여명의 경찰과 헬기 등을 동원, 강남구 포이동과 대모산 구룡산 등지에서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으나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

〈김경달·선대인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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