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仁村강좌 특강/강연-자유토론 요지]

  • 입력 1998년 6월 30일 19시 42분


“존경하는 인촌선생을 기념하는 인촌기념관에서 강의하는 것이 기쁘다.

오늘 우리 민족의 저력과 앞날에 대해 얘기하겠다. 동아시아 하면 사천 티베트 내몽고 만주까지 전부 중국인데 거기에 조그만 혹같이 붙어 있는 한반도는 중국화하지 않았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몽골족 만주족은 중국고급문화를 받아들여 재창조 못하고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한국사람은 재창조했다. 중국에서 불교를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재창조했다. 유교도 고려말부터 우리나라 학문계를 지배했지만 조선유학으로 조선화했다. 이렇게 독특한 문화가 있어 동화가 안됐다.

우리 저력의 두번째는 교육열이다. 우리 민족과 비슷한 민족이 있다면 유태인이다. 조상들이 얼마나 교육열이 강했느냐. 마을마다 서당이 있었다. 이를 통해 우수한 인적자원이 마련됐다. 우리민족의 힘은 여기에 있다.

셋째는 우리민족의 저항의식이다. 몽골침입 후 40년동안 제주에서 마지막 삼별초가 망할 때까지 싸웠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에서도 간단히 굴복하지 않았다. 일제시대에도 40년동안 만주 시베리아에서 무장투쟁했다. 세계에서 수십개 식민지가 있었으나 식민기간내내 무장투쟁을 한 민족은 우리밖에 없다.

넷째는 한국인의 특수한 정서인 한(恨)이다. 한은 민중이 좌절된 소망을 안고 그것을 이루려는 심정이다. 한은 반드시 좌절을 극복하려는 의지다. 이것이 있는한 우리는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루고 선진대국화 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민족의 내일에 대해 말하겠다. 20세기는 우리민족에 적합한 세기가 아니다. 그러나 21세기는 다르다. 21세기는 머리속에 있는 지식 정보능력 창의성을 갖는 민족이 잡는다. 빌 게이츠는 머리속에서 나온 능력으로 세계 최고의 부자다. 전세계 정보사회를 지배한다. 빌 게이츠가 10명만 있어도 미국을 앞설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문화 교육민족인 한국사람이 가장 적당하다.

앞으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시켜야 한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서 모든 것이 투명하게 이뤄지고 국민이 유리창 바라보듯이 볼 수 있다면 이렇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의 정부 아래서 기업인들은 자유다.정부에 미움 받으면 사업 안되고 하는 것은 없다. 국민의 정부는 과거처럼 정경유착을 하거나 은행을 좌지우지하지 않겠다. 이러면 나라가 망한다.

남북의 평화공존과 협력을 하겠다. 세계적으로 마지막 분단국가도 억울한데 적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런데 손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데 한쪽만 해서는 안된다. 북한의 남침도발은 절대 용납않겠다. 북한을 흡수통일하지 않겠다. 분명한 것은 햇볕은 감싸기도 하지만 음지에 있는 악한 균을 죽이는 것도 햇볕이다. 햇볕은 만만한 것이 아니다. 동족으로서 북한도 우리도 잘되는 길을 열고자 한다. 우리는 인내심과 성의를 갖고 하겠다.

경제난 극복과 관련, 문제는 국내문제다. 금융개혁, 기업개혁, 공기업 개혁, 노동 유연성 등은 반드시 이뤄야 한다. 정부가 앞장서서 개혁을 보이겠다. 국민도 금년 1년은 피나는 고통을 참아줘야 한다. 금년 1년은 고생하겠지만 명년 가면 좋아진다. 후반기에는 이나라가 좋아지구나 느끼게 하겠다.”

―확고한 비전을 제시못해 불안감만 초래하고 있다. 대대적인 실업사태로 불안감을 고조하고 있는데 해소방법은….

“개혁의지에 대해 보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세계각국에서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역사상 기업이 55개나 퇴출되고 은행이 5개나 문을 닫는 일은 없었다. 지금 개혁은 금융과 공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노조쪽에서 문제가 발생, 은행인수를 못하고 있다. 대화로 설득하고 법대로 풀어나가야 한다. 개혁은 속도가 중요하다. 국민 절대다수가 정부가 간섭하더라도 하라고 한다.”

―소 5백마리를 보냈는데 어처구니 없게 북한잠수정이 침투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데 북에 대한 햇볕정책은 어떻게 되는지.

“햇볕정책은 유화정책이 아니다. 북의 어떤 도발에 대해서도 용납하지 않으면서 화해협력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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