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정 수색작전]파도도 바람도 「숨죽인 20분」

  • 입력 1998년 6월 26일 06시 55분


동해 바다의 거센 바람과 파도도 일순 숨을 죽였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20분이었다. 25일 오후 6시20분.

인양된 북한 잠수정이 해군 1함대 사령부 앞 방파제로 예인된지 1시간30여분 뒤 드디어 수색작전 개시 명령이 떨어졌다. 2인1조의 저격수 두 팀이 방파제 양끝으로 날렵하게 움직였다. 곧이어 외곽 저격수들이 잠수정을 향해 엎드린채 정조준 자세를 취했다.

동시에 잠수정을 묶어 둔 바지선과 잠수정 옆에서 경계를 벌이던 고무보트 위의 대원들도 총구를 잠수정쪽으로 고정시켰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엄호 준비 완료.

이어 완전무장한 수중폭파대(U DT)요원 8명이 잠수정 위로 민첩하게 뛰어 올라갔다. 대원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경계를 펴는 속에 일부 대원들이 방탄방패를 든채 조심스럽게 잠수정 탑위로 올라갔다. 두명이 해치에 묶여 있는 끈을 조심스럽게 잡아 돌리기 시작했다. 의외로 쉽게 열렸다. 작전 개시 15분만인 오후 6시31분경이었다.

대원 두명이 총구를 겨눈 채 잠수정 안으로 들어갔다. 긴장이 흘렀다. 10분이 지난 오후 6시40분경. 안으로 들어간 대원이 밖에서 경계를 펴고 있는 대원을 불렀다. 순간 주위에서 가벼운 환성이 터져 나왔다. 무사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었다.

곧이어 자동소총과 헬멧에 통신장치를 부착하고 검은색 방탄조끼를 입은 또다른 대원들이 잠수정 위로 올라갔고 비무장 군인들도 잠수정 위로 올라갔다. 잠수정 위로 물통이 전달됐고 잠수정 위의 대원들이 탑위의 바깥해치와 본체로 통하는 안쪽 해치 사이에 고여 있는 물을 퍼내기 시작했다. 이어 오후 7시14분경 96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때 생포된 이광수씨(33)가 잠수정 위로 올라가 내부를 살피기 시작했다.

내부를 꼼꼼히 살피던 이씨는 안쪽 해치 부분에 폭탄이 설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 작전 개시 1시간40여분만인 오후 8시2분경 대원들은 진입방향을 수정했다. 대원들은 잠수정 앞쪽의 맨홀 비슷한 부분을 열고 8시56분경 안으로 진입했으나 사방이 가로막힌 격실. 더 이상 내부로 들어갈수 없었다. 요원들은 다시 탑 좌우쪽을 뜯어내려다 실패, 잠수정 뒤쪽으로 옮겨가 좌우측에서 맨홀 비슷한 부분을 발견. 10시 이후부터 꼬리부분 상단과 측면을 뜯어내고 진입, 내부를 샅샅이 수색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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