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수집상 6배폭리…산지價320원 배추 2천원에 팔려

  • 입력 1998년 3월 4일 20시 48분


배추 무 양파 등 농산물을 농민들이 수집상을 통해 출하한 경우 소비자가격은 산지가격보다 대략 다섯배나 뛰어오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때문에 유통과정에서 수집상과 중간도매상 등이 차지하는 마진은 산지가격의 네배에 달하는 등 농산물 유통구조의 왜곡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감사원이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 등 7개 도매시장에 대한 감사를 벌이며 농산물 유통과정을 정밀추적한 결과 밝혀졌다.

4일 감사원에 따르면 농산물을 수집상을 통해 출하한 경우 생산지가격이 포기당 3백20원인 배추는 최종 소비자에게는 무려 6배나 뛰어오른 2천원에 팔렸다.

또 △개당 2백90원짜리 무는 1천5백원 △포기당 3백46원인 양배추는 1천6백원 △10㎏당 1천6백70원인 양파는 1만7백10원으로 각각 ‘유통부가가치’를 높여서 소비자에게 팔렸다.

그러나 이들 농산물을 농협을 통해 출하했을 경우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수집상을 통해 출하했을 때에 비해 두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농민들이 농협을 통해 계약재배하는 비율은 전체 생산량의 5.2%에 불과했고 중간 수집상을 통한 농산물 출하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관계자는 “농협을 통한 계약재배의 경우 기상이변이나 병충해로 손해가 발생할 때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농민들은 수집상에게 ‘밭떼기’로 넘기고 있다”면서 “농협도 불가피한 손해는 보상해주도록 기금 확충을 농림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공종식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