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커피숍등 손님 『뚝』…울며겨자먹기 값 인하경쟁

  • 입력 1997년 12월 25일 20시 29분


국제통화기금(IMF)시대의 생존전략으로 「값내리기 바람」이 일고 있다. 최근 국내에 직영점을 낸 외국 승용차업체들이 가격인하를 통해 「외제 안쓰기 심리」의 확산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 크라이슬러사의 경우 이달 말까지 환율급등 이전의 수입가에서 50만∼60여만원을 뺀 가격으로 자동차를 판매키로 결정했다. 서울 강남지역 20여개 소규모 외제승용차 판매상도 20% 가량 판매가격을 낮췄다. S모피사는 「기업의 자금회전을 위해」라는 명분으로 무스탕 등 모피제품을 반값에 판다는 광고를 내고 있다. 「커피도 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상이 줄자 일부 커피전문점이나 카페도 가격을 내려 손님을 끌고 있다. 서울 서초구 K커피전문점은 커피값을 2천5백원에서 2천원으로 내렸다. 사장 최모씨(32·여)는 『커피나 설탕의 소매가격이 70% 이상씩 올랐지만 손님이 너무 없어 가격을 내렸다』고 말했다. 불황으로 부동산거래가 뜸해지자 이삿짐 업체들은 이달 들어 이사비용을 30∼40% 내려 받고 있다. 일부 술집은 술값 안주값을 파격적으로 내리고 있다. 최근 술과 안주값을 반으로 낮춘 서울 강남구 신사동 D단란주점 사장 정모씨(40·여)는 『다른 술집에 한번 갈 돈으로 우리집에 두번 와 단골손님이 늘어나는 것이 IMF시대의 마케팅전략』이라고 말했다. 고급양복 생산업체는 세일기간도 아닌데 겨울 신상품 가격을 20∼30% 내렸다. 〈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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