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민감한 부분있어 수사』…안기부,「오익제편지」회견

  • 입력 1997년 12월 6일 20시 48분


국가안전기획부 고성진(高星鎭) 대공수사실장은 6일 월북한 오익제(吳益濟)씨가 북한에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에게 보낸 편지와 관련,기자회견을 갖고 『안기부가 5일 이 편지에 대해 법원의 압수영장을 발부받은 것은 대공수사차원에서 취한 적법한 조치이며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주장했다. 고실장은 『아직은 의혹해명과정이고 증거수집단계』라면서도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다』고 말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고실장은 편지내용 중 오씨와 김총재의 관계를 암시하는 민감한 부분이 담겨 있어 이에 대한 김총재의 해명을 요구하는 7개 항목의 질문서를 국민회의에 보내 6일까지 답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고실장은 『안기부가 압수영장을 청구한 것은 질문에 대한 김총재의 답변이 없고 이 편지가 오익제월북사건 수사의 중요한 물적증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실장은 이 편지가 8월 오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김총재의 친필이 담긴 명함과 두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두사람이 자주 만났다는 오씨의 운전사 정모씨의 진술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안기부가 이날 공개한 오씨의 편지에는 「선생님께서도 이북의 영도자와 합의하여 통일을 성취하겠다는 소신을 표명했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다」는 표현을 비롯, △오씨가 월북전 김총재에게 여러차례 전화를 건 사실 △월북전 오씨가 미국에서 김총재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 △김총재가 오씨에게 양해편지를 보낸 사실 등이 담겨 있었다. 고실장은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편지필체에 대한 감정을 의뢰한 결과 오씨의 필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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