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경제를 누가 이렇게…』철창서 분통터뜨려

  • 입력 1997년 12월 4일 19시 53분


안양교도소에 수감중인 전두환(全斗煥) 전대통령은 최근 한국이 국제통화기금 (IMF) 의 「경제 신탁통치」를 받게 된 상황에 대해 몹시 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와 전씨 측근 등에 따르면 전씨는 평소에도 면회간 인사들에게 경제의 중요성과 자신의 재임중 경제분야의 치적 등을 자주 얘기해왔는데 최근 우리 경제가 급속히 추락하자 『정말 걱정스럽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는 것.

그러다 지난달 하순 정부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뒤에는 『내 재임중 이뤄놓은 흑자기조를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에 이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다 망가뜨렸다』며 실망과 함께 분노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내가 여기(감옥)와서 평소 아픈 머리가 다 나았는데 현정부가 경제를 망친 것만 생각하면 머리가 다시 아프고 피가 끓는다』고 울분을 토로했다는 것.

그러나 전씨의 재임 후반기에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는 등 경제사정이 호전된 것은 3저(저유가 저금리 엔저)현상이란 외부요인 때문이었다는 것이 정설. 당시 흑자기조 속에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나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고 소비를 조장한 것도 지금의 경제난국을 초래한 원인(遠因) 중의 하나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3일로 수감생활 2주년을 맞은 전씨는 그동안 여러차례 자신의 사면문제가 거론되다 이런 저런 이유로 무산된 점을 감안,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비교적 담담하게 사면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씨가 이르면 성탄절인 25일 전후나 늦어도 내년 2월25일 새 정부 출범 전에는 출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일본 관련 책을 자주 읽고 있는 전씨는 면회간 인사들에게 『일본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면 안된다』며 「일본 경계론」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기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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